이전 모델인 라이카 Q(Typ 116)를 사용할 때 가장 크게 느꼈던 갈증은 화소였다. 2,400만 화소라는 수치가 일상적인 촬영에는 부족함이 없으나, 28mm 단렌즈 하나로 모든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Q시리즈의 특성상 크롭(Crop)의 한계는 늘 아쉬움으로 남았다. 35mm 정도로 크롭해서 쓸 때는 그럭저럭 봐줄 만했지만, 그 이상으로 들어가면 눈에 띄게 자글거리는 노이즈와 뭉개지는 디테일이 발목을 잡곤 했다.
하지만 Q2의 4,730만 화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센서의 체급이 바뀌니 결과물의 질 자체가 달라졌고, 무엇보다 구도의 자유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왜 사람들이 그토록 '고화소, 고화소'를 외치는지, 그리고 소니의 A7R 시리즈 같은 고해상도 특화 모델들이 왜 시장에 계속해서 출시되는지 비로소 몸소 체감할 수 있었다.
디지털 줌의 가능성은 어디까지인가
혹자는 28mm로 찍고 50mm로 크롭하는 것이 실제 50mm 렌즈로 찍는 것과 공간감이나 왜곡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광학적인 관점에서는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실사용자 입장에서 최종 결과물만 놓고 본다면 그 차이는 미미하다. Q2는 소프트웨어적으로 35mm, 50mm, 75mm 프레임 라인을 선택할 수 있는 디지털 줌 기능을 지원한다.
직접 써본 결과, 35mm는 물론이고 50mm까지는 아주 훌륭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50mm로 크롭해도 약 2,000만 화소에 육박하는 데이터가 남는데, 이 정도면 웬만한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의 기본 화소수와 맞먹는 수준이라 대형 인화가 아니라면 실사용에 전혀 무리가 없다. 전작인 라이카 Q의 전체 화소보다 아주 살짝 떨어지는 수준이니 사실상 50mm 렌즈를 하나 더 박아 넣은 셈이다.
반면 75mm는 냉정하게 평가해서 디테일이 너무 많이 무너진다. 조리개 값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선예도가 급격히 떨어져서 '기록용'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기는 힘들었다. 최근 라이트룸의 AI 노이즈 제거 기능이나 포토샵의 생성형 업스케일링 기술이 워낙 좋아져서 후보정의 힘을 빌리면 어느 정도 수습은 가능하다. 하지만 본질적인 데이터의 한계는 분명하다. 충분한 광량에서 조리개를 충분히 조여 찍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50mm까지만 사용하는 것이 정신 건강과 화질 유지 측면에서 가장 이롭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화소가 주는 심리적 여유
고화소 덕분에 크롭이 자유로워지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촬영의 '심리적 여유'다. 28mm라는 광각은 풍경에는 유리하지만 스냅에서는 불필요한 주변 요소가 너무 많이 담겨 구도를 잡기 까다로울 때가 많다. 이전에는 셔터를 누르기 전 발을 부지런히 움직여 최적의 거리를 찾아야 했다면, 이제는 일단 넓게 찍어두고 "나중에 편집할 때 최적의 구도로 자르면 되지"라는 여유가 생겼다.
이러한 후보정의 자유도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야 하는 스트리트 스냅에서 엄청난 강점이 된다. 28mm 렌즈 하나만 들고나갔음에도 마치 가변 줌 렌즈를 마운트 한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소위 말하는 '고화소뽕'에 한 번 맛을 들이니, 2,400만 화소의 바디들이 과연 이 만족감을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생각지 못한 외장하드 용량과 메모리의 부족
하지만 축복 뒤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고화소는 필연적으로 비대해진 파일 용량을 동반한다. Q2의 RAW(DNG) 파일 하나는 전작인 Q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운 용량을 차지한다. 쉽게 말해 Q 사진 두 장 넣을 공간에 Q2는 단 한 장밖에 못 넣는 셈이다. 사진을 몇 번 안 찍은 것 같은데 외장하드 용량 게이지가 빨간색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결국 데이터 관리를 위해 20만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2TB SSD를 새로 구입해야 했다. 지출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파일이 무거워지니 PC 메모리의 쓰기 속도가 답답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라이트룸에서 사진을 불러오거나 보정 슬라이더를 옮길 때마다 발생하는 미세한 렉이 작업 흐름을 끊는다. 카메라를 바꾸니, 이제 PC 사양까지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사진은 역시 돈이 많이 드는 취미
결론적으로 사진은 역시 돈이 많이 드는 취미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화소를 얻으면 표현의 자유를 얻지만, 대신 컴퓨터와 저장 장치라는 하드웨어의 물리적 한계에 부딪힌다. 얻는 게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게 있는 법이다.
단순히 "고화소니까 무조건 좋다"라고 찬양하기보다는, 자신의 후보정 습관과 데이터 관리 능력, 그리고 현재 보유한 컴퓨터의 사양을 면밀히 검토해 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화소는 분명 강력한 무기지만, 그 무기를 제대로 휘두르기 위한 환경을 구축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간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부디 나처럼 일단 지르고 나서 뒤늦게 깨닫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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