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카 사용기

라이카 Q2 매크로 모드를 활용한 음식 사진 촬영 팁

by photogearlab 2026. 1. 13.

라이카 Q2에는 매크로 링이라는 조금 특이한 기능이 있다. 버튼이나 메뉴를 누르는 게 아니라, 렌즈를 직접 조작해 초근접 촬영으로 전환하는 기능이다. 이 링을 돌리면 최소 초점거리가 무려 17cm까지 줄어드는데, 대부분의 라이카 렌즈는 최소초점거리가 70cm 전후라는 걸 감안하면 꽤 과감한 설계다. 덕분에 음식의 표면 질감, 소스의 농도, 재료의 결을 아주 가까이에서 담아내기 좋다.

 

나는 이 기능을 음식 사진에서 특히 자주 사용한다. 평소에는 28mm로 공간감을 살려 시원하게 찍다가, 음식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매크로 링을 돌려 클로즈업으로 전환한다. 같은 테이블, 같은 조명인데 사진의 밀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어느 한 갈비집의 실내 사진. 넓은 공간에 테이블의 균일한 배치까지 공간감이 잘 드러나있다.
28mm 화각을 살려 실내 공간감을 잘 담아낸 사진

 

매크로 모드에 대해 먼저 짚고 가자

라이카 Q2의 매크로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하드웨어 방식이다. 렌즈 하단의 링을 돌리면 MACRO 각인이 나타나고, 그와 동시에 초점 거리 표시 눈금이 물리적으로 함께 움직인다. 이 모든 과정이 기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조작하는 것 자체가 꽤 인상적이다. 잘 만든 기계를 만질 때 느껴지는 특유의 감각이 있다. 

 

특히 링을 돌리는 순간, 기존의 거리계 눈금이 뒤로 밀려나고 매크로 전용 눈금이 전면에 나타나는 그 시각적인 피드백은 내가 라이카 Q 시리즈에서 가장 좋아하는 디테일이다. 단순히 기능이 켜지는 게 아니라, 카메라 자체가 '접사 모드'라는 새로운 정체성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이 찰나의 기계적 움직임 덕분에 촬영 전의 몰입감이 한층 깊어진다. 

 

몇 번만 써보면 눈으로 보지 않고도 손의 감각만으로 전환할 수 있다. 매크로 모드로 들어가면 최대 개방 조리개가 f/1.7에서 f/2.8로 제한되지만, 피사체와의 거리가 워낙 가까워 아웃포커싱에는 전혀 아쉬움이 없다. 오히려 초점면이 정돈되어 클로즈업 사진에서는 더 안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책상 위에 올려진 라이카 Q2를 사선으로 찍어, 매크로 링을 강조한 사진
매크로링으로 전환되는 기계적 쾌감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팁 1. 창가 근처에 앉아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하기

음식 사진에서 가장 좋은 조명은 자연광이다. 특히 창가에서 들어오는 부드러운 빛은 음식의 색감을 과장 없이 담아낸다. 인공조명보다 훨씬 정직하고 보기 좋은 결과를 만들어준다.

 

매크로 모드에서는 이 차이가 더욱 또렷하게 느껴진다. 자연광이 피사체를 비출 때 매크로 링을 돌려 클로즈업으로 촬영하면 음식 표면의 입체감이 살아난다. 꼭 정측면일 필요는 없다. 위에서 떨어지는 빛이나 대각선으로 들어오는 빛도 충분히 좋다. 다만 역광 상황만 피하는 편이 낫다.  자리를 잡기 전, 자연광이 가장 잘 들어오는 위치부터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음식 사진의 완성도는 크게 달라진다.

 

자연광을 활용해 오므라이스를 촬영한 사진. 왼쪽 45도에서 자연광이 들어오고 있고 그릇 위 오므라시으의 질감이 입체적으로 도드라진다
자연광으로 촬영한 음식사진 퀄리티는 기본적으로 평균 이상은 한다

 

팁 2. 45도 혹은 수직구도를 기억하기

Q 시리즈로 음식 사진을 찍을 때 자주 사용하는 두고는 크게 두 가지다.

45도 대각선 구도

매크로 모드와 가장 잘 어울린다. 재료의 질감, 층, 두께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음식을 반쯤 잘라 단면을 보여줄 경우 가장 먹음직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

탑다운 구도

28mm 화각은 전체 구성을 담기에 유리하다. 의자에서 살짝 일어나 테이블 중앙을 잡아주면 음식의 배치가 깔끔하게 정리된다. 

 

바구니 안에 먹음직스러운 스콘 3개가 균형감있게 배치되어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탑다운 구도로는 이렇게 전체적인 배열을 보여주기에 좋다.

 

팁 3. 디지털 크롭 기능을 적극 활용하기

앞서 다른 포스팅을 통해 이야기했듯, Q2의 디지털 크롭은 실사용 기준으로 50mm까지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28mm로 촬영한 뒤 후반에서 크롭해도 되지만, 실제 프레임라인을 보면서 촬영하면 결과물을 미리 상상하기 훨씬 수월하다. 촬영 리뷰 또한 50mm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 작업을 하는 경우라면 클라이언트에게 프리뷰 하기도 좋다. 

 

특히 50mm 크롭은 불필요한 배경을 정리해 음식에 시선을 집중시키기 좋아 자주 쓴다. 크롭 하더라도 주 피사체인 음식의 선예도는 여전히 날카롭고, 배경의 보케는 라이카 특유의 부드러움을 유지한다. 흔히 디지털 크롭은 화질 저하를 걱정하지만, 고해상도 센서 덕분에 웹용, 블로그용 이미지로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네이버 플레이스나 배달 플랫폼에 활용할 사진 역시 같은 이유로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불판 위에서 갈비가 구워지고 있는 모습을 50mm 렌즈로 담아낸 모습. 불판 위 먹음직스럽게 구워지는 갈비의 질감이 잘 표현되어 있다
50mm 디지털 크롭을 활용해서 찍은 사진이지만, 선예도가 무너지거나 퀄리티가 낮아보이지 않는다

 

팁 4. 음식 사진을 위한 Q2 세팅값 추천

음식 촬영에 들어갈 때 내가 자주 쓰는 세팅은 다음과 같다.

  • 필름 모드

평소에는 내추럴 모드를 자주 사용하지만, 음식에서는 스탠다드가 가장 무난했다. 색을 조금 더 강조하고 싶을 때는 비비드도 괜찮다. 특히 샐러드처럼 채소가 많은 메뉴에서는 발색이 좋아 인상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화이트 밸런스

Q2의 화이트 밸런스는 상당히 정확한 편이다. 정확하다 못해 정직하다. 음식 사진에서는 이 정확함이 오히려 장점이 된다. 그래서 오토로 두고 촬영한다. 촬영 단계에서 과하게 설정을 건드리면 후반 작업에서 색을 맞추기 더 어려워진다.

  • AF 설정

스팟 AF를 추천한다. 음식 사진은 전달하고 싶은 지점에 정확히 초점이 맞아야 사진이 살아난다. 필드 AF도 나쁘지 않지만, 매크로 모드에서는 스팟AF가 훨씬 확실하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매크로 촬영 시에는 아주 미세한 움직임에도 초점이 어긋날 수 있다. 하지만 Q2에는 강력한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이 있다. 덕분에 어두운 실내 식당에서도 삼각대 없이 안정적인 샷을 얻을 수 있다. 정말 거의 완벽한 카메라라고 느껴진다.

 

라이카 Q2는 활용 범위가 정말 넓다. 특히 음식 사진이나 기록용 촬영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매크로 링은 가장 추천하고 싶은 기능이다. 렌즈를 직접 조작해 촬영 방식이 바뀌는 경험은 생각보다 매력적이고, 평범한 한 끼를 조금 더 특별한 기록으로 남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