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의 포스팅에서 강조했지만 라이카 Q2는 참 매력적인 카메라다. 풀프레임 센서에 주미룩스 렌즈가 붙어 있고, 하드웨어만 놓고 보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쉽지 않은 건 28mm의 화각이다. 35mm나 50mm에 익숙한 상태에서 28mm로 찍다 보면 사진이 묘하게 비어 보이거나, 반대로 프레임이 지나치게 복잡해 보일 때가 많다. 나 역시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라이카 Q typ 116을 쓸 때는 28mm의 한계에 대해 깨달았다면 Q2를 이어 쓰면서는 그 이유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게 됐다. 이제는 라이카 Q2로 구도를 잘 잡는 방법이나 28mm 광각 렌즈의 사용법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기도 하다. 아쉽게도 이 글은 28mm를 잘 쓰는 공식이나 요령을 정리한 글은 아니다. 왜 28mm로 찍은 사진이 자주 어색해졌는지, 그 원인을 하나씩 되짚어본 기록이다.
1. 단일 피사체에만 집중하려 했을 때
28mm로 사진을 찍으며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사고방식이다. '이 장면의 주인공은 이것이다'라고 미리 정해두고 접근하는 습관 말이다. 인물 하나, 사물 하나를 또렷하게 부각하는 방식은 35mm나 50mm에서는 자연스럽지만, 28mm에서는 생각보다 잘 통하지 않았다. 28mm는 배경을 잘라내는 화각이 아니다.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배경의 비중이 크고, 주제는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그러다 보니 특정 피사체만 강조하려 하면 할수록 사진은 어정쩡해졌다. 주제는 힘이 없고, 배경은 정리되지 않은 채 화면을 채운다. 이 화각에서는 대상 하나보다, 대상이 놓인 상황과 주변의 관계가 함께 담겨야 사진이 살아난다. 스토리텔링에 강점이 있다. 그래서 28mm가 스트릿 사진에서 자주 쓰이는지도 모른다.

2.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가지 않았을 때
28mm에서 또 하나 반복했던 실수는 피사체와의 거리였다. 줌 렌즈에 익숙할수록 이 문제는 더 쉽게 나타나기도 한다. 멀리서 찍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크롭하면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28mm에서는 이 방식이 거의 통하지 않는다. 피사체와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사진의 밀도는 빠르게 떨어진다. 피사체는 작아지고, 여백은 늘어난다. 고해상도 센서를 믿고 크롭해도, 공간감까지 되살릴 수는 없다. Q2를 쓰면서 가장 크게 바뀐 습관은 '한 발 더 다가가는 것'이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찍은 사진과, 멀리서 찍고 크롭한 사진은 완전히 다르다. 28mm에서는 거리 조절이 곧 표현 방식이다.

3. 배경을 정리하지 못한 채 셔터를 눌렀을 때
28mm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담는다. 이 점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큰 함정이기도 하다. 프레임을 보는 순간, 이미 배경이 주제를 흐트러뜨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촬영할 때는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특히 Q2처럼 해상도와 선예도가 좋은 카메라일수록 이 문제는 더 도드라진다. 간판, 사람, 밝은 면, 어두운 면까지 모두 또렷하게 살아남는다. 배경의 모든 요소가 주제와 시선을 두고 경쟁하게 된다. 28mm로 찍을 때는 피사체보다 배경을 먼저 보는 편이 낫다. 몸을 조금 옮기거나, 각도를 약간만 바꿔도 프레임 안의 관계는 크게 달라진다. 배경을 정리하지 못하면, 사진 속 주제는 항상 힘을 잃는다.

4. 왜곡을 피해야 할 결함처럼 여겼을 때
광각 렌즈에서 왜곡은 피할 수 없는 요소다. 문제는 이 왜곡을 없애야 할 결함처럼 대했을 때 생긴다. 28mm에서는 수직과 수평을 기계적으로 맞췄을 때, 오히려 사진이 어색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건물을 찍으면 위로 갈수록 형태가 벌어지고, 테이블이나 음식 사진에서는 가장자리가 미묘하게 휘어진다. 이런 특성을 무시한 채 중앙 기준으로만 맞추다 보면, 사진 전체의 균형이 무너진다. 후보정으로 고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촬영 단계에서 이미 어색해진 프레임은 되돌리기 어렵다. 28mm에서는 '정확함'보다 '자연스러움'이 더 중요하다. 이 감각을 느끼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5. 조리개를 너무 의식했을 때
Q2의 주미룩스 렌즈는 F1.7이라는 밝은 조리개를 갖고 있다. 처음에는 이 장점을 최대한 쓰고 싶어 최대 개방을 자주 활용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선택이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28mm는 공간과 분위기를 담는 화각이다. 조리개를 과하게 열어버리면, 정작 담고 싶었던 주변 정보가 애매하게 흐려진다. 35mm나 50mm에서 기대하는 아웃포커싱, 보케와는 다른 결과다. 오히려 조리개를 어느 정도 조였을 때, 화면 전체가 또렷하게 살아나는 경우가 많았다. 공간의 깊이와 공기감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피사체 간에 관계가 명확해진다. 이 렌즈는 열었을 때보다, 조였을 때 오히려 매력적인 순간이 있다.

결국 Q2가 부족해서 사진이 어색해진 것이 아니라, 28mm를 대하는 방식이 익숙하지 않았을 뿐이다. 나는 거리, 주제에 대한 욕심, 배경을 바라보는 시선, 왜곡에 대한 인식. 이 네 가지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Q2가 훨씬 편해졌다. 동시에 더 분명해진 것도 있다. 28mm는 누구에게나 맞는 화각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 화각이 맞지 않다면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넓게 담는 방식보다, 좁고 깊게 보는 쪽이 더 편한 취향일 수도 있다. 하지만 28mm도 역시 매력적인 화각이다. 즐겨 사용하지 않더라도 사용법 정도는 안다면 표현력은 더 풍부해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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