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M-P (Typ 240)의 색감은 늘 평가가 갈린다. 누군가는 “라이카다운 색”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애매하다”라고 말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평가가 단순히 취향 차이로만 정리되지 않는 것 같다. 같은 카메라를 두고도 기대치와 기준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이 논쟁의 출발점에는 항상 하나의 기준이 있다. 바로 CCD 센서를 사용했던 디지털 M 세대다. 특히 Leica M9가 만들어낸 색감은, 개성 있는 색감의 기준점이 된 것 같다. M-P 240은 그 기준과 직접 비교되는 첫 세대였고, 지금이야 평가가 많이 달라졌지만 당시에는 유독 많은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떠안게 됐다. 직접 다른 라이카 바디들과 병행하며 촬영한 결과를 기준으로 보자면, 라이카 M-P 240은 M9의 CCD와 M10의 CMOS 사이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톤을 가진 미완의 완성작이라고 볼 수 있다.

1. CCD에서 CMOS로 넘어오던 과도기의 색감
이전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지만, M-P 240은 기술적으로 과도기적 위치에 놓인 카메라다. CCD 센서를 사용하던 디지털 M에서 CMOS 센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등장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 전환은 단순히 센서 종류가 바뀌었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색을 해석하는 컬러 사이언스(Color Science)와 이미지 프로세싱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뜻에 가깝다.
CCD 시절의 색은 흔히 “필름에 가깝다”는 표현으로 설명된다. 하지만 이 표현에는 기술적 정확성보다는 감각적 기억이 더 많이 섞여 있다. 반면 CMOS로 넘어오면서 라이카는 더 넓은 ISO 범위, 안정적인 성능, 그리고 디지털 환경에 맞는 처리 방식을 선택해야 했다.
M-P 240은 이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 그래서 색감이 어떤 한 방향으로 정리되어 있다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 점이 누군가에게는 불안정함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개성으로 받아들여진다. 나에게는 M-P 240의 색감은 개성이다.

2. Leica M-P 240 색감의 실제 특징
M-P 240의 색감을 한 단어로 정리하긴 어렵다. 필름같은 것도 아니고 진득하기는 하나 라이카 대부분이 진득한 편이다. 대신 유저들의 리뷰를 읽다 보면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은 분명히 존재한다.
1. 전체적으로 보면 색이 강하게 튀지 않는다.
2. 채도가 높은 장면에서도 색이 한 단계 눌린 듯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3. 명부는 화려하게 치고 나가지 않고, 셰도우의 계조가 급격히 떨어진다.
이 때문에 사진이 처음부터 또렷하게 눈에 들어오기보다는,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는 톤을 만든다. 이 특성은 특히 자연광 환경에서 더 잘 드러난다. 흐린 날이나 그림자가 많은 장면에서는 색의 대비가 과하지 않게 정리되며, 전체 톤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반대로 강한 직사광이나 인공조명이 섞인 환경에서는 화이트밸런스가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관되지 않은 반응이 바로 호불호의 출발점이다.

3. 화이트밸런스가 결과물에 미치는 영향
그래서 M-P 240의 색감을 이야기할 때 화이트밸런스를 빼놓기는 어렵다. 자동 화이트밸런스는 상황에 따라 꽤 큰 폭으로 결과를 바꾼다. 특히 실내조명과 자연광이 섞인 환경에서는 색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있다.
나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특정 환경에서는 화이트밸런스를 고정해서 사용한다. 색을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결과물의 방향성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자동 WB는 편리하지만, M-P 240에서는 그 편리함이 오히려 결과를 불안정하게 만들 때도 있다. 특히나 후보정에서 각기 다른 화이트밸런스는 작업의 속도를 저하시킨다.
이 부분은 사용자 성향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 있다. 자동 설정에 의존하는 촬영 스타일이라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고, 반대로 직접적인 설정으로 촬영자가 개입하는 촬영을 즐긴다면 충분히 감당 가능한 요소다.

4. RAW 파일에서도 느껴지는 색감 차이
JPG에서는 카메라의 성향이 비교적 직관적으로 드러난다. JPG에서의 색감 차이는 모든 바디가 있을 수밖에 없다. M-P typ 240의 JPG는 색이 정제되어 있지만, 동시에 여백이 남아 있는 느낌이다. 촬영 즉시 결과물을 확인하고 끝내기에는 무난하지만, 감탄이 나올 만큼 화려하지는 않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RAW에서의 색감 차이도 분명하다. 흥미롭게도 어느 정도 보정을 거쳐도 M-P 240 특유의 톤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색을 끌어올려도 한계가 있고, 대비를 조절해도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M-P 240의 결과물은 보정을 통해 “다른 카메라처럼” 만들기보다는, 원래 성향을 다듬는 방향이 더 잘 어울린다. 같은 보정을 하더라도 M-P의 RAW 파일은 말로 설명 못하는 특이한 지점이 있다.
5. 안정적인 M10-P와 예측 불가능한 M-P 240의 색감 차이
과거에 Leica M10-P를 사용하며 느낀 가장 큰 차이는 색의 정확성이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어디까지나 루머) 소니의 이미지 센서를 빌려 쓴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M10-P의 결과물은 훨씬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이다. 화이트밸런스도, 색 재현도도 사용자 기대에 가깝게 나온다.
반면 M-P 240은 정확하지 않다. 결과물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쉽게 말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이 차이 때문에 어떤 사람은 M10-P가 주는 안정감에 매력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M-P 240가 주는 의외성에 매력을 느낀다. 이건 우열의 문제가 아니다. 색을 표현함에 있어서 완벽함을 어느 정도 추구할 것인지에 따른 성향의 차이일 뿐이다.

6. 어떤 사진에서 M-P 240 색감이 가장 잘 살아나는가
M-P 240의 색감이 그렇다고 모든 장르에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특정 조건에서 설득력이 커진다. 스트릿 스냅처럼 순간의 분위기가 중요한 사진, 흐린 날의 도시 풍경, 그림자가 많은 장면에서 이 카메라는 강점을 보인다. 색의 재현보다 특정 톤이 중요한 장면에서 결과물이 매력적으로 정리된다. 반대로 선명한 색 대비가 중요한 풍경 사진이나, 정확한 색 재현이 필요한 작업에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이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다.

완성도보다 성격이 더 또렷한 색감을 좋아한다면 추천
M-P 240의 색감은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성격은 분명하다. 정확하지 않고, 때로는 불친절하지만, 그 불완전함이 사진의 분위기를 만든다. 그래서 이 카메라는 색감 하나만으로도 여전히 이야기할 가치가 있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사실 자체가, 이 색감이 단순한 평균값이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 카메라의 색감을 좋아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결과물의 완성도보다 과정과 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다. 반대로 촬영 즉시 명확하고 선명한 결과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M-P 240은 색을 잘 맞춰주는 카메라는 아니다. 개성 있는 색감을 만들어주는 카메라에 가깝다. 이 점을 이해하고 접근한다면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그게 내가 이 카메라를 2026년에 계속해서 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6년에도 라이카 M-P (Typ 240)를 쓰는 이유는 이 글에 정리해두었다.
2026년에도 라이카 M-P (Typ 240)를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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