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릿 사진을 한다고 하면 여전히 라이카 M이나 리코 GR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동안 가볍고, 빠르고, 거리에서 눈에 띄지 않는 카메라들이 스트릿 사진의 정답처럼 여겨져 왔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르다. 길 위에서 마주치는 카메라들 사이에서 Leica Q 시리즈가 점점 더 자주 등장한다. 심지어 28mm와 43mm를 함께 운용하는 사용자들도 드물지 않다.
지난 1년간 라이카 Q2를 들고 거리를 걸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자면, 이 카메라는 스트릿 사진에서 편한 순간과 불편한 순간이 꽤 또렷하게 나뉘는 카메라다.

스트릿 사진에서 드러나는 라이카 Q2의 장점
가장 현실적인 이유: 고화소 크롭
한국에서 캔디드 스트릿 사진을 찍는 건 솔직히 쉽지 않다. 구도 잡겠다고 피사체에 바짝 다가갔다가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부담이 늘 따라온다. 초상권 문제다. 외국에서 보던 것처럼 거리 한가운데로 파고드는 역동적인 스트릿 사진을 그대로 시도하기란 쉽지 않다.
이 지점에서 Q2의 4,730만 화소는 분명한 장점이 된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초상이 걸리지 않게 찍은 뒤, 나중에 원하는 만큼 잘라내도 화질 저하가 크지 않다. 멀리서 찍고 크롭 하면 된다는 이 단순하고 현실적인 방식이 스트릿 촬영에서 주는 자유는, 직접 써본 사람만 안다.

주미룩스 28mm f/1.7 렌즈의 완성도
28mm는 본래 스트릿에 잘 어울리는 화각이다. 가까이 다가갔을 때 생기는 화면의 긴장감과 역동성은 35mm나 50mm가 주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래서 라이카 유저들 사이에서도 주마론 같은 28mm 렌즈가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나 역시 주마론을 써본 적이 있다. 가볍고 단순한 사용감에는 만족했지만, 아쉬운 건 화질이었다.
Q2는 이 지점을 해결한다. 조리개 값도 충분히 밝고, 저조도 환경에서도 표현의 한계가 크지 않다. 존 포커싱으로 비교적 거칠게 접근해 찍어도, 결과물을 보면 라이카 특유의 선예도와 공간감이 살아 있다. Q 시리즈는 렌즈를 샀는데 바디를 덤으로 준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직관적인 조작의 편리함
모든 설정이 다이얼로 빠진 구조는 아니지만, 렌즈에서 조리개를 돌리고 상단 다이얼로 셔터스피드를 조절하는 방식에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ISO만 미리 설정해 두면, 필름 카메라를 쓰던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감각으로 촬영을 이어갈 수 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오늘은 감도 400짜리 필름을 넣는다고 생각하고 ISO를 400에 고정하고, 내일은 감도 800짜리 필름을 쓴다고 생각하고 ISO를 800에 고정한다. 단순하게 만들수록 촬영은 점점 쉬워진다.
강력한 방진방적(IP52)
스트릿 촬영에서 비는 생각보다 큰 변수다. 예전에 갑작스러운 우천 때문에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촬영을 포기한 경험이 있었는데, Q2를 쓰면서는 그런 상황이 줄었다. 갑작스러운 비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셔터를 누를 수 있다.
비나 눈이 오는 날에만 얻을 수 있는 장면도 분명히 있다. Q2의 강력한 방진방적 성능은 스트릿 사진가에게 실질적인 장점이다.
1년간 사용하며 느낀 현실적인 한계
무게와 부피의 압박
‘똑딱이‘라는 분류로 묶기엔 718g의 무게는 꽤 묵직하다. 잠깐 들고 다닐 대는 괜찮지만, 목에만 걸고 하루 종일 걷다 보면 부담이 느껴진다. 당연히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크기도 아니다.
나는 크로스 착용이 가능한 스트랩을 사용해 무게를 분산시킨다. 평소에는 크로스로 메고 다니다가, 촬영에 집중할 것 같으면 묶어서 넥 스트랩으로 활용하고, 계속해서 촬영할 때는 손에 감아 들고 찍는 방식이 그나마 현실적인 해법이었다. 내가 사용하는 스트랩은 해당 포스팅에서 확인할 수 있다.
AF 속도와 기동성
전원을 켜거나 절전 모드에서 깨어날 때, 그리고 초점을 잡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지연은 분명 존재한다. 최신 미러리스 바디와 비교하면 반응 속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찰나를 포착해야 하는 스트릿 촬영에서는 이런 순간이 생각보다 크게 다가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절먼 모드를 끄고 전원을 켠 채로 다녀본 적도 있지만, 이번에는 배터리가 버티지 못했다. 결국 절전 모드 상태로 계속 손에 들고 다니거나, 촬영 템포를 조금 느긋하게 가져가는 수밖에 없다.

저조도 노이즈
고화소 센서의 숙명이다. 이미지 해상도가 높은 만큼 노이즈 입자도 비교적 크게 보일 수밖에 없다. 특히 야간 촬영에서 크롭까지 겹치면 화질 저하가 체감된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라이트룸에서 노이즈를 제거하거나, 포토샵의 생성형 업스케일링을 사용하는 등 보정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어느 정도 보완은 가능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라이카 Q2, 이런 분들에게 어울린다.
만약 오직 스트릿 사진만을 위해 Q2를 구매하겠다면, 솔직히 말리고 싶다. 그 목적에는 리코 GR이 훨씬 효율적이다.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리코의 기동성은, 경험해 본 카메라 중에서도 단연 최고였다.
하지만 카메라 한 대로 일상과 여행, 그리고 스트릿 촬영까지 모두 감당하고 싶고, 풀프레임 센서가 주는 깊이 있는 표현도 포기할 수 없다면 Q2는 충분히 고려할 만한 선택이다.
라이카 Q2는 여전히 현역일까?
지금 기준에서도 실전에서 부족함을 느낀 적은 없다. Q3가 출시되었지만, 오히려 중고 시장에서 접근성이 좋아진 Q2는 유저 입장에서 매력적인 선택이다. 만약 내가 새로 영입을 고민한다면 Q2는 그대로 보유한 채 Q3 28mm 대신 43mm 모델을 추가로 선택할 것 같다.
라이카 Q2는 스트릿 사진을 가볍게 시작하기 위한 카메라라기보다는, 이미 자신만의 촬영 방식이 있는 사람에게 더 잘 맞는 선택이다. 어떤장비가 최고인가 보다는, 어떤 촬영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이 카메라를 쓰며 다시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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