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카메라 시장은 최신 바디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인다. 고화소 센서, AI 기반 AF, 연사 성능까지. 성능만 놓고 보면 부족함이 없는 시대다. 그런 흐름 속에서 여전히 라이카 M-P (Typ 240)를 쓰고 있다는 이야기는 다소 의외로 들릴 수 있다.
라이카 Q 시리즈에는 종종 M으로 가기 위한 마중물이라는 별명이 붙는다. 실제로 라이카 Q2를 사용하다 보면, 완성도 높은 결과물과 편의성 덕분에 촬영 자체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가 궁금해진다. 이 편리함 너머에서, 내가 더 많이 개입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카메라는 무엇일까
Q의 성능을 충분히 경험하고 나면 M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시야에 들어온다. Q2와 M-P 240을 병행해서 쓰게 된 이유 자체는 이전 글에서 한 번 정리했다. 라이카 Q2가 어떤 지점에서 완성에 가깝고, 그럼에도 왜 M 시스템이 궁금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글에서 이어진다.
Leica M-P (Typ 240)와 Leica Q2를 함께 쓰는 이유
라이카 M-P와 Q2는 성격이 전혀 다른 카메라다. 그래서 이 둘을 놓고 어느 쪽이 더 좋으냐를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장르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라이카의 현대적 기술이 집약된 Q2와, 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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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이번 글에서는 질문을 조금 더 좁혀보려 한다. 이미 6천만 화소의 Leica M11이 등장한 지금, 왜 하필 출시된 지 오래된 M-P 240일까. 단순한 향수나 취향을 넘어, 지금 시점에서도 이 바디를 선택하는 이유를 조금 더 깊이 이야기해보려 한다.

라이카 M-P 240 색감 특징: CMOS지만 CCD가 생각난다
디지털 M의 색감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모델이 있다. 바로 Leica M9이다. 코닥 CCD 센서를 사용했던 마지막 세대로, 필름에 가깝다고 평가받는 컬러 렌더링 덕분에 지금까지도 자주 언급된다.
M-P 240은 CCD에서 CMOS로 넘어가던 과도기적 모델이다. 센서의 절대적인 완성도만 놓고 보면 아쉬운 부분이 분명하다. 명부와 암부가 비교적 쉽게 날아가고, 상황에 따라 화이트밸런스가 불안정해지는 경우도 있다. 최신 CMOS 센서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단점으로 느껴질 수 있는 요소들이다.
그럼에도 M-P 240은 분명한 성격을 가진다. 사진이 지나치게 정확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한 톤 눌린 듯한 진득함이 남는다. 보정을 하든 하지 않든 결과물에 일정한 방향성이 생긴다. 사진이 카메라의 성향을 어느 정도 드러내는 느낌에 가깝다.
과거에 Leica M10-P를 약 한 달 정도 사용한 적이 있다. 기술적으로는 훨씬 완성도가 높았지만, 결과물은 오히려 너무 정확했다. 개인적으로는 그 점이 다소 라이카답지 않게 느껴졌다. M-P 240의 색감은 불완전하지만, 그 불완전함 자체가 사진의 개성이 된다.

M240 · M-P 240 중고 가격과 가성비
M240은 흔히 가장 가성비 좋은 디지털 M 바디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중고 시장 기준으로 M240은 약 300만 원대, M-P 240은 400만 원대에 형성돼 있다. 반면 Leica M10은 상태에 따라 500~600만 원대에서 거래된다. 단순 계산으로도 최소 100만 원, 많게는 200만 원 이상의 차이가 난다. 바디 성능의 세대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가격 대비 접근성 측면에서는 M-P 240이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다.
물론 절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M 시스템은 렌즈 교환식 구조이기 때문에, 바디 가격에서 절약한 예산이 곧 렌즈 선택의 폭으로 이어진다. 예산이 한정된 상황이라면 M240 계열은 지금도 충분히 현실적인 선택지다.
M240과 M-P 240 차이점
스펙상 가장 자주 언급되는 차이는 2GB의 대용량 버퍼 메모리다. 다만 라이카 M은 애초에 연사를 전제로 설계된 카메라가 아니다.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이 차이가 크게 체감되지는 않는다.
결국 가장 큰 차이는 외관이다. M240은 전면에 라이카 로고가 크게 들어가 있어 호불호가 갈린다. 반면 M-P 240은 전면 로고가 제거되고, 상단에 레터링만 남아 훨씬 절제된 인상을 준다. 나는 이 심미적인 이유 때문에 약 100만 원 정도를 더 지불하고 M-P 240을 선택했다. 성능 때문이 아니라, 매일 들고 다니는 물건으로서의 만족감 때문이다. M 카메라는 사용할수록 외형이 주는 인상도 중요해진다.

실제 사용하며 느낀 M-P 240의 장점
가장 큰 장점은 앞서 이야기한 색감과 가격이다. 여기에 하나를 더 꼽자면 배터리 성능이다. M-P 240은 약 900장 내외의 촬영이 가능한 배터리를 사용한다. 실제 사용에서는 촬영 빈도에 따라 다르지만, 충전 없이 며칠씩 사용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출시된 지 오래된 바디라는 점도 오히려 장점이다. 최신 기종처럼 조심스럽게 다룰 필요가 없다. 황동이 드러나면 드러나는 대로 사용감이 쌓이고, 그 자체로 카메라의 일부가 된다. 블랙 페인트 바디는 블랙 렌즈든 실버 렌즈든 가리지 않고 잘 어울린다. 황동을 드러내는 것을 웨더링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는 라이카 유저들이 즐기는 장르 중 하나다.

M10과 비교해 본 M-P 240의 단점
M-P 240이 체감상 두껍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한 인상이 아니라 실제 수치 차이에서 온다. M-P 240의 바디 두께는 약 42mm, 반면 M10은 약 33.7mm다. 수치로 보면 약 8mm 정도의 차이지만, 손에 쥐었을 때는 그 이상으로 체감된다.
이 두께 차이 때문에 M-P 240은 한 손으로 안정적인 그립을 만들기 쉬운 카메라는 아니다. 장시간 촬영 시에는 확실히 피로감이 쌓인다. 영상 기능이 있긴 하지만, 실사용에서 의미를 느낄 일은 거의 없다. 무엇보다 최신 바디에 탑재된 라이카 룩 프리셋이 없다. 결과적으로 사진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손이 더 많이 간다. 그래서 가끔은 최신 바디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M-P 240를 쓰고 있다. 불편함과 부족함이 분명한데도, 이 카메라는 그걸 뛰어넘는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무리
2026년에도 Leica M-P 240을 쓰는 이유는 분명하다. 성능이나 스펙 때문이 아니다. 이 카메라는 불완전하지만 개성이 분명하고, 오래 쓸수록 사용자의 흔적이 쌓인다. 사진을 찍는 과정 자체에 집중하게 만들뿐더러 사진을 찍는 나의 세월을 함께 담아낸다. 성능보다 감성과 세월의 흔적을 소중히 여긴다면 어쩌면 2026년에도 최고의 선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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