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라이카 M240 을 사도 괜찮을까?“
아마 이 글을 보고있는 사람이라면 가장 궁금할 질문이다. 2025년에 나는 라이카 M10-P에서 M-P (Typ 240)로 내려왔다. 출시된 지 10년도 훌쩍 지난 카메라로 굳이 옮기는 게 맞는 선택인지, 솔직히 꽤 오래 고민했다. 느리지는 않을지, 지금 기준으로 성능이 너무 떨어지지는 않을지 전원을 켜고 셔터를 누르기까지의 반응 속도부터가, 요즘 카메라에 익숙해진 몸에는 한 박자 늦게 느껴지지 않을지 걱정이 됐다.
커뮤니티 여기저기 질문도 해봤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은 전부 달랐다. 누군가는 충분하다고 했고, 누군가는 지금 쓰기엔 너무 오래됐다고 했다. 결국 답은 하나였다. 이건 직접 써보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는 것. 그래서 냅다 질렀다. 어느 정도 사용해본 지금은 이 카메라가 누구에게는 맞고, 누구에게는 전혀 맞지 않는 알 것 같다. 지금 M-P 240 혹은 M240으로 내려올지 혹은 구매해도 괜찮을지 고민하고 있다면, 이 글이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다.

라이카 M-P 240이 잘 맞는 사람
세상에는 원래 오래된 것들을 잘 쓰는 사람들이 있다. 단순히 ‘빈티지’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자기에게 필요한 기능만 남은 도구를 합리적으로 쓰는 사람들 말이다. 그들은 차도 꼭 신차가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중고차를 고르고, 기계나 전자제품도 특정 모델을 찾아 중고로 구한다. 라이카 M-P 240 역시 그런 연장선에 있는 바디다. 최신 카메라 성능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아는 사람에게 맞는 카메라다.
1) 필름룩을 좋아하는 사람
라이카 M-P typ 240의 단점은 명확하다. 버퍼는 크지 않고, 화이트밸런스는 상황에 따라 불안정하다. 하지만 그 대신 색감 자체에 분명한 개성이 있다. 같은 프리셋을 써도, 같은 보정을 해도 결과물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조금 더 따뜻하고 조금 더 빈티지한 룩이 연출된다. M-P 240은 압도적 화질이나 화려한 색감보다는 필름룩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 맞는 카메라다. M-P 240의 색감 자체에 대한 평가는 이 글에서 조금 더 자세히 정리해두었다.
→ 라이카 M-P 240 색감은 왜 호불호가 갈릴까
라이카 M-P 240 색감은 왜 호불호가 갈릴까
Leica M-P (Typ 240)의 색감은 늘 평가가 갈린다. 누군가는 “라이카다운 색”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애매하다”라고 말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평가가 단순히 취향 차이로만 정리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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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고가 아니라 충분할 것을 찾는 사람
무인양품에는 ‘이정도면 충분하다‘라는 철학이 있다. 최고의 제품은 아니더라도 어떤 상황 그리고 성능에 있어서 이정도면 충분히 쓸만하다는 뜻이다. 라이카 M240은 최신바디는 아니지만 2,400만 화소에 모든 M렌즈들과 호환이 된다. 그리고 렌즈에 따라 결과물이 천지차이다. APO 계열의 렌즈를 만났을 때는 극강의 해상력을 보여주기도 하고 올드렌즈를 만났을 때는 빈티지한 느낌을 내주기도 한다. 최고는 아니지만 현 시대에 쓰기에도 충분하다.

3) 합리적인 가격으로 라이카 M에 입문해보고 싶은 사람
라이카에서 현재 가장 합리적인 M 바디를 따지자면 M240계열인 것 같다. 나온지 더 오래된 M9는 CCD센서를 썼다는 이유로 240보다 비싸고 M8은 풀프레임이 아니니 논외로하면 M240이 가장 합리적인 가격이다. 아직 충분한 성능이고 개성있는 색감이기 때문에 입문자들에게 나쁘지 않다. 단, 최신 성능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지점에서는 실망할 수 밖에 없다. 그 실망을 M 시스템 전체에 대한 실망으로만 생각하지 않으면 된다.
라이카 M-P 240이 맞지 않는 사람
반대로, 분명 이 카메라가 맞지 않는 사람도 분명하다. M-P 240은 어디까지나 과거 세대의 바디다. 광학적 성능은 렌즈에 따라 다르겠지만, 바디 자체의 성능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지점에 대한 이해와 동의가 없다면 라이카 M-P 240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1) 라이카 컬러 사이언스를 기대하는 사람
라이카는 유저들이 만들어낸 특유의 컬러 프로파일이 있다. 진득하면서도 뛰어난 발색이지만 지나치게 튀지는 않는 매력이 있는 색감이다. 하지만 M240은 요즘 라이카가 보여주는 컬러 성향과는 거리가 있다. 이런 색감을 기대한다면 최소 라이카 M10 이상으로 가는 게 맞다. M10 이후 바디들은 확실히 색감을 표현함에 있어서 안정감이 있다. 너무 개성있지도 않지만 적당한 범주 안에서 균일한 결과를 보여준다. 커브 곡선 수정 등 미세한 수정만 거치면 흔히 우리가 아는 라이카룩이 나타난다.

2) JPG를 써야 하는 혹은 쓰고 싶은 사람
M10 이상은 큰 보정을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결과물을 준다. 상황에 따라 급할 경우 JPG를 그대로 쓰는 것도 가능하다. 나같은 경우에도 인스타그램은 JPG를 기반으로 색온도만 조정해서 쓰고는 했다. 하지만, M-P 240은 다르다. 솔직히 말해 JPG는 거의 쓰기 어렵다고 보는 게 맞다. 보정없이 쓰는건 100번 중에 1번 가능할까하다. 화이트밸런스가 흔들리는 경우도 많고, 결과물이 들쭉날쭉하다.

3) 조작 경험이 중요한 사람
M240의 또 다른 단점은 인터페이스다. LCD 화질도 좋지 않고, 전반적인 인터페이스는 요즘 기준으로 보면 거의 예전 디지털카메라에 가깝다. M10이상은 ISO 버튼도 상판에 있어 편하게 조절할 수 있지만 M-P 240은 버튼을 통해 진입해야 한다. 그마저도 진입한 후 설정을 변경만 하면 되는 다른 카메라들과 달리 버튼을 꾹 누른 채 조절해야 한다. 나는 M240을 처음 만났을 때 이걸 몰라서 따로 검색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M-P 240을 쓰는 이유
나는 주로 스트릿 사진을 촬영한다. 조리개는 대부분 F8 이상으로 두고, RAW로 촬영한 뒤 필름룩으로 보정하는 나만의 워크플로우가 있다. 이 기준에서 보면 굳이 M10이어야 할 이유는 크지 않았다. 오히려 M-P 240이 더 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카메라가 결과를 예쁘게 만들어주기보다는, 내가 찍고 내가 다듬는 과정에서 가장 어울리는 카메라가 필요할 뿐이기 때문이다.
2026년에도 라이카 M-P (Typ 240)를 쓰는 이유
요즘 카메라 시장은 최신 바디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인다. 고화소 센서, AI 기반 AF, 연사 성능까지. 성능만 놓고 보면 부족함이 없는 시대다. 그런 흐름 속에서 여전히 라이카 M-P (Typ 240)를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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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에게는 M-P 240이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라이카 Q2라는 대안이 있다. 두 카메라를 함께 쓰고 있기 때문에 라이카 M240의 단점들이 내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Leica M-P (Typ 240)와 Leica Q2를 함께 쓰는 이유
라이카 M-P와 Q2는 성격이 전혀 다른 카메라다. 그래서 이 둘을 놓고 어느 쪽이 더 좋으냐를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장르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라이카의 현대적 기술이 집약된 Q2와, 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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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결국 이 카메라를 선택하느냐 마느냐는 성능의 문제가 아니라 기준의 문제인 것 같다. 이게 좋은 카메라인지를 묻는 건 어쩌면 조금 어리석은 질문일지도 모른다. 좋은 카메라는 이미 너무 많다. 중요한 건 이 카메라가 나에게 맞는지다.
이 글을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다. Leica M-P (Typ 240)는 빠르고 편한 선택은 아니지만, 촬영 과정에 의미를 두는 사람에게는 지금 기준에서도 충분히 설득력 있는 카메라다. 반대로 최신 성능과 효율을 기대한다면 만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 라이카 M-P (Typ 240)는 오래됐지만 여전히 현역으로 쓸 수 있는 바디고, 나처럼 누군가에게는 지금도 충분히 설득력 있는 선택일 수 있다. 자신의 기준, 취향과 맞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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