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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사용기

라이카 M-P Typ 240 사용기 03. 오토 화이트밸런스

by photogearlab 2026. 2. 17.

라이카 M-P Typ 240 (Leica M-P 240)의 색감에 대해서는 사용자마다 호불호가 갈린다. 하지만 비교적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오토 화이트밸런스의 안정성이다. 온라인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M-P 240의 오토 화이트밸런스가 일정하지 않다는 평가가 꾸준히 이어져왔다. 상황에 따라 색의 중심이 흔들린다는 의견도 있고, 실내나 혼합광 환경에서 예측이 어렵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6개월 이상 직접 사용해 보니, 이 이야기는 과장이 아니었다.

 

물이 흐르는 냇가에 놓인 돌 징검다리와 그 옆에 서서 물을 바라보는 사람의 모습
흐린 날이나 그늘진 계곡에서도 무난하게 맞는 라이카 M-P 240

 

라이카 M-P Typ 240의 오토 화이트밸런스는 장면에 따라 반응 폭이 꽤 있는 편이다. 자연광 아래에서는 비교적 무난하게 맞는 경우가 많았다. 

 

블랙야크 로고가 그려진 매장 유리창과 그 앞으로 드리워진 나무 그림자, 길을 지나가는 행인
자연광 아래선 한없이 정직하고 안정적인 오토 화이트밸런스

 

그레이 계열의 컬러는 더할 나위 없이 정확하게 맞춰낸다. 기본적인 색 분석 능력 자체는 우수한 편이다.

 

서울 청계천로 표지판이 보이는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의 일상 풍경
회색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의 색이 뜨지 않고 차분하게 가라앉는 느낌

 

특정 컬러가 도드라지는 장면에서도 비교적 균형감 있게 맞춰내는 모습을 보인다.

 

을지로 길거리 검은색 대리석 건물 외벽 아래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마스크를 쓴 노인
기본 세팅의 채도가 높긴 높다

 

다만 초록, 파랑, 노랑처럼 채도가 높은 색이 동시에 등장하면 전체적인 세팅이 다소 강하게 표현되는 경향이 있다. 기본 세팅 자체가 비교적 채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색상의 이태리 타월들이 걸려 있는 시장 상점의 유리문 안쪽으로 가득 쌓인 수건들
원색이 가득한 피사체에서도 M-P 240의 WB는 안정적

 

컬러가 복잡하게 섞인 장면에서도 자연광 환경에서는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편이다. 자연광에서의 오토 화이트밸런스는 충분히 실사용 가능하다.

 

실내 조명을 받아 미색(ivory)으로 표현된 벽면에 여러 장의 사진 인화물이 일렬로 붙어 있는 모습
실내 조명 아래서의 화이트밸런스.

 

문제는 실내조명이나 혼합광 환경이다. 이때는 전체 톤이 따뜻하게 남거나 특정 색으로 살짝 기우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 경향이 일정하지 않았다. 같은 공간에서도 컷마다 미묘하게 색 중심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었다.

 

전시장에서 사진을 관람하고 있는 검은색 패딩을 입은 사람의 뒷모습과 밝은 창가 쪽의 실루엣
하얀 벽면을 따뜻한 미색으로 바꾼다.

 

최신 세대의 카메라들처럼 빠르게 분석해 중립을 정확히 맞춰주지는 못한다. 내가 의도한 것과 다르게 표현될 때가 제법 많았다. 확실히 완전히 신뢰하고 맡겨두기에는 다소 불안정한 오토 화이트밸런스다.

 

갈색 나무 벽면에 다양한 크기의 액자들이 걸려 있고, 오른쪽 창가에서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실내 풍경
복합 광원 아래서 더 진득하게 살아나는 나무의 질감

 

하지만 그렇다고 이 성향을 단순히 단점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라이카 M-P Typ 240의 오토 화이트밸런스는 조명의 색을 적극적으로 제거하지는 못하지만, 그 빛의 성향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어두운 갤러리 벽면 사이로 핀 조명을 받아 밝게 빛나는 흑백 사진 액자와 그 주변의 정적인 공간감
순백색으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공간이 따뜻하면 그 온기를 남기고, 빛이 섞여 있으면 그 혼합된 분위기를 유지한다.

 

따뜻한 미색 벽면에 나란히 걸린 두 점의 흑백 인물 사진 액자와 실내 조명에 의한 부드러운 색감
같은 환경이라도 어떤 사진에는 노랗게 표현되는 편



색의 기준은 매번 완벽히 일정하지 않을지 몰라도, 장면의 공기감은 비교적 잘 보존하는 편이다.

 

흑백 사진 액자가 걸린 따뜻한 조명 분위기의 갤러리 내부
따뜻한 광원을 그대로 살려 개성있게 만들어주는 색감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라이카 M-P 240의 개성 있는 색감은, 일정 부분 화이트밸런스의 특징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세탁'과 '담배' 간판이 있는 노포 입구에 쌓인 파란색과 노란색 플라스틱 상자들, 그리고 음료 냉장고가 만드는 일상의 질감
개인적으로는 M-P 240의 색감이 마음에 든다


촬영 환경이 자주 바뀌거나 결과물의 색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사용자라면 분명 아쉬움이 분명히 생길 수 있다. 특히 상업 촬영이나 반복 작업이 많은 경우라면 최신 세대의 라이카 바디가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2026년 기준으로 본다면, 안정적인 오토 화이트밸런스를 기대하며 M-P 240을 선택하기에는 분명 고민이 필요하다.


그래서 오늘의 한 줄 평
"라이카 M-P 240의 오토 화이트밸런스는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그 불안정함이 곧 개성 있는 색감을 만들어주는 비결이기도 하다."